2025년 12월 26일 금요일
'universe'는 뭘까? 어째서 선생님의 손과 손 사이에 'universe'가 있다고 말하는 걸까?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영화 《척의 일생》에는 멋진 장면이 등장한다. 학교를 졸업하는 척에게 리처즈 선생님은 한가지 질문을 한다. 양 손으로 척의 머리를 감싸고는 선생님의 손과 손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묻는다. 이어서 곧 놀라운 말을 한다. 그 곳에는 'universe'가 있다고 말이다. 그 곳에다 건물과 길, 도시를 만들고 아는 얼굴, 본 얼굴, 상상한 얼굴들로 채우라고 말한다. 그것이 곧 'universe'라고 말한다.
단순하게 이렇게 생각해본다. 'universe'는 내가 만드는 거라고.
어린 시절 척은 라디오를 듣고 있는 할머니를 보면서 나이와 맞지 않는 음악을 듣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음악을 듣고 또 춤추는 할머니를 보며, 그리고 할머니에게 춤을 배우며 universe를 확장한다. 어쩌면 '나이에 맞는 음악'이란건 없다는 걸 universe에 입력했을지도 모른다.
댄스 파티가 있던 날, 함께 춤을 추고 싶은 파트너가 있지만 파트너가 자신보다 키가 크고 누나라는 점에서 망설인다.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거라 생각하며 나서지 못한다. 그 때 별똥별이 응원메시지를 보내고 척은 파트너와 함께 멋지게 댄스 파티를 마무리한다.
'universe'는 그렇게 만드는 거다. 'universe'는 객관적으로 밖에 있는 그 무엇이 아니다. 내가 만드는 거다.

에그
내 인생의 엔딩 크레디트
한때 어떠한 무리의 관객은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갈 때까지 상영관 내 조명을 꺼두느냐, 본편 영상이 끝나자마자 환하게 불을 켜 관객이 퇴장하도록 하느냐를 기준으로 그 극장의 '격'을 따졌다. 소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곳이라면 관객이 영화의 여운을 즐기고,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의 정…
오늘의 기분: 즐거움
(출처: IMDb) <이터널 선샤인>은 앞으로도 잊을 수 없는 영화로 남을 거다. 내게 육아로 서서히 잃어가는 기억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당신도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 운명 혹은 고집스러운 취향을 믿는지 …
나쁜 선택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유명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아스트리드가 작가가 되기 전 겪은 굵직 사건들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그는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같은 손만 뻗으면 닿는 선택들이 아니라 살면서 …
🎶 Talking Heads, 가족 같은 공동체
Talking Heads, 가족 같은 공동체 – 〈Stop Making Sense〉 4K로 다시 만나다 Talking Heads라는 밴드는 늘 대중에게 조금은 이질적인 위치에 있었다. 롤링 스톤스나 비틀즈처럼 라이브 영상이 흔히 회자되는 그룹도 아니었고, 팬이 아니면 공연 실황을 접하…
일상
앞머리 잘랐다 초등학생한테 아인슈타인이라는 말을 들었다내가 초등학생때 들었던 말인데 초등학생은 다 똑같나보다 ㅎㅎㅎ 시험기간에 재밌은 영화를 들어버렸다. Her시험 끝나고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