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5일 월요일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는 매년 12월, 한 해의 마지막 모임에서 시낭독을 한다. 모두가 마음에 드는 시나 책 속의 한 구절을 준비해 각자의 호흡과 온도로 전달한다. 어떤 시를 소개할까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한 시집이 눈에 들어왔다. 황성희 시인의 시집 《가차 없는 나의 촉법소녀》였다. 아주 많은 시집이 꽂혀있는 도서관 서가에서 유난히 반짝였다. 집어들고 읽는데, 먼저 골라둔 시집들은 이미 그자리에서 사라졌다. 단번에 마음을 뺐겼다.
<팔만 가지려고 했던 사람>과 <완전하게 빛나는 별> 두 편을 소개했다. 터져나오려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아내며 낭독을 마쳤을 때, 눈물이 고여있는 회원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말로 할 수 없는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바닥에 엎질러져 소파와 책장에 스몄다던 시인의 말처럼 그 순간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었다. 서로의 반짝임을 응원했다. 서로의 팔을 나누는 밤이 되었다.

에그
자긍심
2025년 12월 29일 월요일'자긍심'이 도대체 뭔지 고민하게 만드는 책을 만났다. 이연숙, 남웅의 《퀴어 미술 대담》은 예술비평을 하는 두 사람의 대담을 엮어낸 책이다. 많은 말들 중에서 남웅 비평가의 한 물음이 책장을 넘기지 못하게 붙잡는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프라이드를 이야기…
멘탈 아츠
2025년 12월 24일 수요일인간의 감정 중에서 '화'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심도 많고 궁금한 점도 많다. 그 이유는, 감정들 중에서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감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를 잘 내는 방법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예전에, 내가 다니는 명상원 원장님께 '화'에 대한…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2025년 12월 22일 월요일세상에는 오렌지만이 과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포도도 파인애플도 과일로 인정하지 않는다. 왜 다른 사람들은 다른 과일도 있다고 말하는지, 왜 자신이 오렌지만을 과일로 믿게 되었는지는 궁금해하거나 의심하지 않는다. 그저 오렌지만이 과일이라는 말만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