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찌인문교실
포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별찌인문교실에 다녀왔다. 20명 정원에 17명 참석이라는 놀라운 출석률에 나도 덩달아 진지하게 수업을 들었다. 강의해주시는 교수님이 재치있으시고 친절하셔서 3시간 가량의 강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교수님과 수강생들 덕분에 유쾌한 하루가 되었다.
Day 1, 첫 날의 설레임
기쁨, 설레임, 놀라움이 가득한 하루, AI와 함께
너를 미루지 않을게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의 의지가 이토록 투철해질 수 있을 거라 감히 상상도 못 했다. 아이의 지나간 어제를 붙잡으며 정작 펄펄 뛰는 오늘은 놓치는 일상을 살아간다. 떼쓰는 아이와 종일 실랑이를 벌이면서도 눈은 시계에 고정. 빨리 씻기고 줌에 접속한 다음 저녁을…
[핀란드에서 만든 조각들] 안녕, 여름!
한국의 초여름과 핀란드의 따뜻한(?) 더위를 보내고 8월부터는 긴팔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한다. 이번 여름이 시작되면서부터 기록을 하다 보니 여름이라는 계절을 가장 좋아하는구나 알게 되었다. 그래서 2025년 여름에게 안녕을 고하며…여름이어서 좋은 것들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여름비, …
환영한다, 우리집 청소년!
환영한다, 우리집 청소년! 아들의 입가에 아기 펭귄 솜털 같은 귀여운 수염이 보송보송 자라났다. 토실한 두 볼 사이에 놓인 그 엉뚱하고 가지런한 털. 그것은 어디로 보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수염’이란 것이었으나 어쩐지 여태껏 내가 알아온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수염이라. 긴 수염, 짧…
눈부시게 빛나는 연휴를 보내며
긴 연휴가 지났다. 몇 년 전부터 수많은 직장인이 손꼽아 기다렸다는 2025년 추석 연휴였다. 개천절인 10월 3일 금요일을 시작으로 10월 10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열흘 가까이 내리 쉬는 꿈의 연휴에, 나 역시 유급 휴일을 조금은 즐기는 반쪽짜리 직장인일 줄은 미처 몰랐다. 모처럼 …
🌕 가족과 음악, 그리고 다시 만난 오아시스
가족과 음악, 그리고 다시 만난 오아시스- 추석에 되새겨보는 갤러거 형제의 이야기 - 어느덧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찾아왔다. 이번 연휴는 제헌절, 추석, 한글날이 이어지며 그야말로 ‘황금연휴’가 되어버렸다.길어진 연휴만큼, 멀리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모여 따뜻한 밥상을 함께…
쑥떡 한 점의 위로
며칠 동안 몸이 무거웠다. 별다른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고, 머리가 쪼개질 듯 아팠다. 팔과 등은 묵직했고, 엉덩이와 자궁은 밑으로 빠지는 듯했다. 평소엔 잘 아프지 않지만, 한 번 아프면 세게 오는 편이다. 그런 날에는 세상 모든 일이 멀게 느껴진다. 부엌에서 냄비가 끓는 소리도, 바…
필시 틀린 점괘일세
"점을 AS 받는다고요?" 저녁을 먹으러 가던 택시 안이었다. 잠깐 점집에 들리자는 선배에게 끌려 허름한 상가 한 켠에 우두커니 앉았다. 선배는 너도 온 김에 점을 보라고 부추겼다. 내 생시를 물은 점쟁이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를 할 팔자란다. 생전 겪어 본 적 없는 삥을 여기서 뜯기는구…
찍어먹어봐야 알 수 있는 사람들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은 정말 다양한 의미로 쓰일 수 있다. 사람을 좋아한다, 어떤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거나, 내가 그 사람들 안에 놓여 즐거운 상황을 좋아하거나, 아니면 어떠한 사람들이건 수용가능하거나. 나는 어떤 식으로 사람을 좋아하는지를 답하자면, 바로 두 번째다. 사…
#27 우당 탕당 개학홍수, <엄마의 리즈 시절이 지나간다!>
#27 프라하 육아 일기우당 탕당 개학홍수, <엄마의 리즈 시절이 지나간다!> ”이러려고 개학했나?!!!“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은혜가 끊이지 않는 엄마의 생활은 방학은 방학대로, 개학은 개학대로 우당 탕당 흘러간다. 개학하자마자 홍수같이 밀려드는 모르는 얼굴과 아는 얼굴…
은중과 상연, 그리고 안효섭까지
책상 조명에 의지한 방 안에서 드라마 <은중과 상연>을 보는 동안 감정은 점점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 은중의 고통은 단순한 서사의 장치가 아니라 가슴을 압박하는 현실처럼 다가왔고, 상연의 흔들림은 머릿속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떨림으로 남았다. 장면마다 숨을 고르지 않으면 따라…
삶을 천천히 음미하기
한국에 ‘빨리빨리’ 문화가 있다면 그리스에는 ‘천천히 천천히(Siga Siga) 문화가 있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삶의 방식이다. 처음엔 불편하기도 했지만 점차 다름을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뭐든지 빠르고 효율적인 한국에서 완전…
10 괴로움 = 1 덕질
좋은 마감메이트가 여러 명 생긴 이후, 되도록 거르는 일 없이 격주로 발행되는 뉴스레터에 글을 싣고 있다. 매번 공개일기를 쓰는 기분이라 누군가 내 글을 선택하여 보기는 할지, 만약 읽었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자를 위한 글쓰기를 하고 있지는 않다. 포포포는 …
신바람 이박사 – 테크노 뽕짝, 경계를 허문 음악 실험의 역사
신바람 이박사 – 테크노 뽕짝, 경계를 허문 음악 실험의 역사 - 잊고 있던 이름, 다시 만나다 어느 정도 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고속도로 휴게소나 집안 어르신을 통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뽕짝’.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그 음악을 잊고 지내던 우리 앞에,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이 낯익…
있는 그대로
빨간 건 사과. 기차는 빨라를 이해하기 시작할 무렵.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다. "엄마 닮았으면 예뻤겠네"라는 말을 오조 구억 삼천 번쯤 들으면 '가정법'에 회의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도레미부터 은파까지. 체르니 기초부터 50번을 완주하기까지 걸린 10년. 그동안 나는 건반보…
여름의 트로피
가을의 문이 슬며시 열린다는 2025년 8월 7일이 지나고 얼마 후 퇴근길이었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다. 바람이 꽤 시원해졌네요."라는 내 말에 동료는 "하지만 아직 29도가 족히 넘어요. 그렇잖아도 많은 사람들이 날씨가 시원해졌다고 말하지만 사실 아직은 30도를 오가는 더위거든…
레고에서 건축까지, 아이의 질문
주안이는 레고를 맞출 때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작은 손가락으로 조각들을 꾹꾹 눌러 끼워 넣을 때마다 얼굴빛이 반짝인다. 변신 로봇 이야기를 할 때는 눈이 더 커지고 목소리에는 힘이 붙는다. 그런 아이가 어느 날 저녁, 방바닥에 흩어진 레고 조각 사이에서 불쑥 물었다. “엄마, 레고 …
그리스에서 보낸 한여름
그리스에서 맞이한 첫 여름은 청량했다. 뜨거운 태양과 건조한 공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투명에 가까운 바다와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 여름이 아름다운 계절이라 느낀 건 처음이다. 바다는 여름에 잠시 보는 게 전부였는데, 배 위에서 한가로이 커피와 음악을 즐기고 친구와 연인, 가족과…
<프랑스의 소피> 여름
일 년 열두 달 중 가장 짧지만 가장 빛나는 계절, 여름.단 두 달간의 햇살 가득한 시간 동안 학교는 문을 닫고, 아이들과 어른 모두 일상의 틀을 벗어난다.이 두 달은 자유의 계절, 일년 중 가장 귀중한 시간이다.이 아름다운 여름, 사람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햇볕 위에 몸을 눕히고…